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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로뭇신의 본향

세이레 2006. 4. 6. 10:49

한라산은 제주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거처였다.
칡오름은 한라산을 위시하여 그자락이 많은 오름 가운데 신들의 고향으로 추측되는 몇몇 오름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칡오름 남동쪽 남원읍 하례리 본향당의 당신이 이 오름에서 솟아낫다고 한다. 그 분풀이 중 신의 내력담이 이 오름에 얽혀 전해져 내려온다. 백록담에서 태어난〈보로뭇님〉은 성장하여 결혼을 하자 부인을 거느리고 새살림 터를 찾아 백록담을 떠나서 차츰 아래 쪽으로 내려오게 되었는데 상효경에 이르고 보니 칡오름에 푸른 군막이 쳐져 있는 것이 보였다.
어떤 어른들이 저렇게 휘황하게 차려 놓고 있을까 생각한〈보롯뭇님〉은 부인을 어떤 집에 맡겨 두고 칡오름에 찾아가 본즉 신선같은 세분이 앉아서 바둑을 두고 있었다.
<할로영산〉에서 솟아난 〈백관님〉과〈강남 천자국〉에서 솟아난〈도원님〉그리고 칡오름에서 솟아난〈도병사〉였다. 이들은 서로 인사를 나눈 뒤 형세를 가리기 위해 바둑으로 결정키로 합의했는데 세신은 한 패가 되어 훈수를 해주는 바람에〈보로뭇님〉은 결국 지고 말았다.
세 분을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 형님들이 먼저 원하시는 곳을 택하여 좌정하십시오. 이리하여 칡오름을 내려와 솟아난〈도병사〉는 위쪽마을인 예촌을 차지하여 예촌 본향당 신이 되고 〈보로뭇님〉은 아래쪽 마을 보목의 본향당 신이 되었다 전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