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에 살인을 저지르고
그 후 속죄의 시간은 너무도 힘겨웠다. 가족들도 그 고통은 못견딜정도다
<줄거리 >
14세 대환이는 살인죄로 복역하다 모범수로 보호 관찰 처분을 받았다. 동네 사람들은 대환의 집을 '악마의 집'이라고 손가락질한다. 집을 찾는 손님은 보호관찰관과 동네로 이사 온 옆집 새댁이 전부다. 대환의 아빠는 아들의 미래를 위해 정비를 가르치며 자립하도록 돕지만, 엄마는 이 모습조차 받아들이기 힘들다. 14세 이후 대환이에 대한 기억을 지우고 마음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집을 찾는 사람이라고 이웃집으로 이사 온 아낙, 부모교육 강사와 일주일에 한 번 대환이를 관찰하러 오는 관찰관뿐이다. 하루하루 대환은 밤마다 괴롭히는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인 '소년B'에 대한 환상으로 갈등을 일으키며 힘든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중 눈 오는 날, 관찰관의 차가 퍼지는 일이 생긴다. 아빠는 대환이를 차 고치러 보내고...
과연 대환이는 세상에서 우뚝 설 수 있을까?
가족들은 온전히 이웃들과 더불어 살 수 있는 날은 올까?
<출연진>
대환/ 양해광
아빠/ 함창호
엄마/양순덕, 정민자
윤아/김슬기
새댁/ 정윤선
관찰관/ 조성진
소년B/ 성호암
<스탭>
제작/강상훈, 연출/정민자, 기획/ 정봉수, 무대장치/정충선, 김태남, 강승훈
조명/ 김태남, 음향/ 강승훈, 김형준, 의상/ 신예경, 소품/강춘식, 김이영
분장/설승혜, 진행/ 박은주, 이영원, 이무경, 김경희, 최승주, 배선경
홍보/ 김시혁, 고정민, 문종선
연출의 글 -정민자
14세. 살인.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 이 두 단어.
주인공 ‘대환’은 14세에 살인죄를 저지른 소년 범죄자이다. 성인 범죄자에게도 따가운 세상의 시선. 14살 소년인 ‘대환’에겐 세상이 너무나도 차갑고 무섭다. 비록 우발적인 한 번의 범죄일지라도 가혹한 잣대를 갖다 대는 이 사회에서, ‘대환’은 살인자라는 범죄의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이다. 가족들조차 그 시선에서 벗어날 수 없고, 세상과의 소통이, 지호부모님의 용서가, 이 가족의 유일한 숨통임을 알지만 녹록치 않다.
우리는 최근 3년 동안, 학교폭력 예방 연극을 만들어 도내 중학교를 순회공연 다녔다. 그러면서 느끼는 건 우리 어른들조차 가해자는 나쁘고 피해자는 착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가였다. 가해자이든, 피해자이든, 다 같은 사람이고 누구나 실수 할 수 있다는 것,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말이다. 그러면서 그 속내가 궁금했다. 특히 가해자의 마음을 들어다보고 싶었다. 그러다 만난 <소년 B가 사는 집>은 쿵, 가슴에 와 닿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보여주고 싶었다. 아직 영글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보여주고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아직도 가슴 깊이 다가오는 대목은, 버스정류장에서 우연히 만난 할머니와의 대화다. 할머니가 자신을 청년 그 자체로 대하는 모습을 통해 ‘세상이 다 그렇지 않구나’를 느끼며 스스로 만든 울타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대환, 할머니가 건넨 계피사탕을 먹지 않으면 실망할까봐 쓴 맛 때문에 싫어하던 사탕을 그 자리에서 먹어버렸다는 대환, 대환이가 공구를 들거나 밖에 나간다는 말만 들어도 덜덜 떨리는 엄마가 아들의 가슴 속 어둠을 가지고 가겠다고, 이번엔 나를 제대로 죽이게 해줘야지, 엄마노릇 해야지 하며 울부짖는 대목, 무엇보다도 무대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한 켠에서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연신 눈물을 닦고 있던 한 청년의 모습이 오랫동안 뇌리에 남는다.
눈물을 안 흘리고 연습할 수 없었다는 배우들, 그 마음이 너무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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