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이'를 읽어 보세요
'반쪽이'같은 등장
인물은 아이들에게 힘을 줍니다
(이미애 글/이억배 그림/보림출판사 )]
제주 봉개초등학교 교사 안진영
'반쪽이'는 요즘 읽어준 동화책 가운데서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다음으로 아이들이 좋아한 전
래동화 주인공이에요. 아이들의 관심을 끄는 책을 읽어줄 때 아이들 반응은 다음 셋 중의 하나랍
니다. 하나는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를 읽어줄 때처럼 쉬지 않고 재잘거리면서 바라보기, 둘째
는 숨소리도 들릴 정도로 조용하게 책에 집중하기, 마지막 하나는 전혀 책에 관심없는 듯 딴청을
부리다가 결정적인 장면에 한 친구도 빼지지 않고 이야기 속으로 쏙 빠져 들어서 숙연해지기....
이 책 '반쪽이'는 두 번째 반응을 보였어요. 너무 조용해서 제가 사이사이에 일부러 아이들의 반응
을 유도할 정도였으니까요. 이야기를 읽어주기 전에
"세상에 눈도 하나, 귀도 하나, 다리도 하나, 팔도 하나인 사람이 있을까?"
하고 물었어요. 그 말을 듣고 영민이가 곧
"장애인이요!"
라고 외치자 다른 아이들도 덩달아서
"비정상인이요!"
라고 소리쳤어요. 아이들이 그렇게 '장애인(장애인과 관련된 동화는 2학기 때 다시 읽고 깊이 있
게 생각할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서 간단하게 이야기 나눈 후에 지나갔어요.)'이라고 생각하는 불
편한 몸을 가진 주인공 반쪽이, 그 반쪽이는 세 형제 중에서 막내로 태어나 형들에게 미움을 받고
자라납니다. 하지만 반쪽이는 그런 어려움을 거뜬히 이겨내고 예쁜 색시를 얻어서 '잘 먹고 잘 사
는' 내용으로 끝을 맺습니다.
우리 전래 동화의 매력은 이런 점에 있어요. 태어나는 순간부터 남보다 못나게, 힘 없이, 그리고
가난하게.... 말하자면 '약한 사람'의 모습으로 태어나죠. 그렇게 약한 모습으로 태어난 주인공은
온갖 역경을 딛고 당당하게 서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런 주인공을 보면서 아이들은 당당히 이
겨내는 주인공에게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자기 자신을 '약한 사람'으로 생각하
고 있기 때문에 주인공의 승리를 자기의 승리로 받아들이기 때문이죠. 또한 태어나는 순간부
터 '위인전'에 등장하는 위인들처럼 무언가 특별하지 않아도 훌륭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느
끼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아이들은 똑같은 반응을 보였어요. 반쪽이가 형들에게 당하는 장면에서
울상을 지었다가 거뜬히 이겨내는 것을 보고, '앗싸!'하는 친구도 있고, 박수를 치는 아이들도 있
었거든요. 이야기가 끝나는 순간엔 '반쪽이'에게 뜨거운 박수를 아낌없이 보내고 있었습니다.
전래동화가 주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같은 이야기가 세 번 정도 반복(대부분 세 번 반복되는 게 규
칙입니다.)되고, 그 안에 약간의 변화가 가미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장기 한 판 뚝딱, 반쪽이가 이기고
장기 한 판 뚝딱, 반쪽이가 또 이기고
장기 한 판 뚝딱, 반쪽이가 또 다시 이겼어.
와 같은 것인데요, 두 번째까지 읽어주면 아이들은 세 번째에서 큰 소리로 '또 이기고!"라고 큰 소
리로 외칩니다. 나름대로 다음 이야기를 미리 짐작해 보는 거예요.
전래 동화 들려주기를 '교육을 살리는 길'이라고까지 한 '서정오' 선생님은 전래 동화는 '읽어 주
기'보다 '들려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텔레비젼 앞에 모든 가족이 앉아서 일방적으
로 텔레비젼이 주는 것을 받아들이기만 하는 현실, 그 현실이 주는 냉랭함을 살리는 길은 '눈을 맞
추면서 옛 이야기를 들려주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길' 뿐이라고 해서 옛이야기 들려주기를 강
조하고 있답니다. (옛 이야기 들려주기/ 서정오 글/보리출판사)
옛 이야기 들려주기, 어릴 때 들었던 옛이야기 듣기의 즐거움을 떠올리면서 한 번 시작해 보면 어
떨까요? 책 없이도, 어디서든지 시작할 수 있는 점이 특히 좋답니다.
(이미애 글/이억배 그림/보림출판사 )]
제주 봉개초등학교 교사 안진영
'반쪽이'는 요즘 읽어준 동화책 가운데서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다음으로 아이들이 좋아한 전
래동화 주인공이에요. 아이들의 관심을 끄는 책을 읽어줄 때 아이들 반응은 다음 셋 중의 하나랍
니다. 하나는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를 읽어줄 때처럼 쉬지 않고 재잘거리면서 바라보기, 둘째
는 숨소리도 들릴 정도로 조용하게 책에 집중하기, 마지막 하나는 전혀 책에 관심없는 듯 딴청을
부리다가 결정적인 장면에 한 친구도 빼지지 않고 이야기 속으로 쏙 빠져 들어서 숙연해지기....
이 책 '반쪽이'는 두 번째 반응을 보였어요. 너무 조용해서 제가 사이사이에 일부러 아이들의 반응
을 유도할 정도였으니까요. 이야기를 읽어주기 전에
"세상에 눈도 하나, 귀도 하나, 다리도 하나, 팔도 하나인 사람이 있을까?"
하고 물었어요. 그 말을 듣고 영민이가 곧
"장애인이요!"
라고 외치자 다른 아이들도 덩달아서
"비정상인이요!"
라고 소리쳤어요. 아이들이 그렇게 '장애인(장애인과 관련된 동화는 2학기 때 다시 읽고 깊이 있
게 생각할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서 간단하게 이야기 나눈 후에 지나갔어요.)'이라고 생각하는 불
편한 몸을 가진 주인공 반쪽이, 그 반쪽이는 세 형제 중에서 막내로 태어나 형들에게 미움을 받고
자라납니다. 하지만 반쪽이는 그런 어려움을 거뜬히 이겨내고 예쁜 색시를 얻어서 '잘 먹고 잘 사
는' 내용으로 끝을 맺습니다.
우리 전래 동화의 매력은 이런 점에 있어요. 태어나는 순간부터 남보다 못나게, 힘 없이, 그리고
가난하게.... 말하자면 '약한 사람'의 모습으로 태어나죠. 그렇게 약한 모습으로 태어난 주인공은
온갖 역경을 딛고 당당하게 서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런 주인공을 보면서 아이들은 당당히 이
겨내는 주인공에게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자기 자신을 '약한 사람'으로 생각하
고 있기 때문에 주인공의 승리를 자기의 승리로 받아들이기 때문이죠. 또한 태어나는 순간부
터 '위인전'에 등장하는 위인들처럼 무언가 특별하지 않아도 훌륭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느
끼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아이들은 똑같은 반응을 보였어요. 반쪽이가 형들에게 당하는 장면에서
울상을 지었다가 거뜬히 이겨내는 것을 보고, '앗싸!'하는 친구도 있고, 박수를 치는 아이들도 있
었거든요. 이야기가 끝나는 순간엔 '반쪽이'에게 뜨거운 박수를 아낌없이 보내고 있었습니다.
전래동화가 주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같은 이야기가 세 번 정도 반복(대부분 세 번 반복되는 게 규
칙입니다.)되고, 그 안에 약간의 변화가 가미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장기 한 판 뚝딱, 반쪽이가 이기고
장기 한 판 뚝딱, 반쪽이가 또 이기고
장기 한 판 뚝딱, 반쪽이가 또 다시 이겼어.
와 같은 것인데요, 두 번째까지 읽어주면 아이들은 세 번째에서 큰 소리로 '또 이기고!"라고 큰 소
리로 외칩니다. 나름대로 다음 이야기를 미리 짐작해 보는 거예요.
전래 동화 들려주기를 '교육을 살리는 길'이라고까지 한 '서정오' 선생님은 전래 동화는 '읽어 주
기'보다 '들려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텔레비젼 앞에 모든 가족이 앉아서 일방적으
로 텔레비젼이 주는 것을 받아들이기만 하는 현실, 그 현실이 주는 냉랭함을 살리는 길은 '눈을 맞
추면서 옛 이야기를 들려주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길' 뿐이라고 해서 옛이야기 들려주기를 강
조하고 있답니다. (옛 이야기 들려주기/ 서정오 글/보리출판사)
옛 이야기 들려주기, 어릴 때 들었던 옛이야기 듣기의 즐거움을 떠올리면서 한 번 시작해 보면 어
떨까요? 책 없이도, 어디서든지 시작할 수 있는 점이 특히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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