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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일 저런일/연습 사진

[스크랩] 북어대가리 내용과 작가 이강백 그리고 세이레극단 출연진사진

제주연극제 및 전국연극제 제주도예선대회출품작-세이레극단 2009년4월15일 제주문예회관대극장 

 

 

 

 

 

 

 

 

 

출연진:자앙(이화)/기임(황광현)/트럭운전수(강상훈)/미스다링(김옥정) 연출:김태남

 

조그만 창고 속에 자앙(이화)과 기임(한광현)이라는 두 명의 창고지기가 살고 있다. 그들은 오랜 세월 동안 창고 속에 함께 살면서 상자들을 지키는 일을 해왔다. 매일 새벽이면 화물트럭이 와서 부속품이 들어있는 상자들을 창고 문 앞에 내려놓는다. 창고지기들은 트럭 운전사(강상훈)가 가져온 서류에 적힌 대로 상자들을 분류해서 창고 안에 옮겨 쌓고, 출고할 상자들은 트럭에 실어보낸다.

부속품 상자들에 대해서 두 사람의 창고지기들은 각자 전혀 다른 태도를 취한다. 자앙은 단 하나의 상자도 틀리지 않게 보관했다가 정확하게 내보내는 것만이 사회와 개인을 위한 일이라고 확신하는 반면에, 기임은 그 부속품들이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모른다는 점에서 확신을 갖지 못한다. 오히려 기임은 다른 창고의 창고지기들이 아무렇게나 재빠르게 상자들을 처리하고 남은 시간에 재미있게 노는 것을 부러워하면서 자앙에게도 그들처럼 일할 것을 제안한다.

트럭 운전사에게는 미스 다링(김옥정)이라고 창고지기들이 별명을 붙인 딸이 있다. 그녀는 바람둥이로서 모든 창고지기들과 사귀고 있다. 그 중에는 기임도 포함되어 있는데, 기임은 그녀와 결혼해서 창고 밖으로 나가 살고 싶어한다. 고지식한 창고지기 자앙은 불성실한 창고지기 기임의 일하는 태도와 삶의 태도를 고쳐 주려고 안간힘을 쓴다. 자앙은 기임이 미스 다링과의 교제를 끊고, 자기와 함께 평생동안 창고 속에서 살기를 바란다.

기임은 미스 다링을 만날 때마다 잔뜩 술에 취해서 돌아오는데, 자앙은 의붓어미처럼 그에게 잔소리를 퍼부우면서도 정성스럽게 북어로 해장국을 끓여준다. 미스 다링은 아무렇게나 장난처럼 상자들을 다루는 창고지기들에서 사랑을 느끼지 못한다. 오직 한 사람, 고지식한 자앙에게 호감을 느끼고 구애한다. 그러자 자앙은 그녀의 구애를 받아주지 않는다.

어느 날 마침내, 창고지기 생활에 염증 난 기임은 상자 하나를 고의적으로 바꿔 트럭에 실어보낸다. 상자 하나가 잘못된 것을 안 자앙은, 기임을 책망하는 대신에 자신의 불성실함이라고 자책한다. 그리고 잘못된 부속품으로 무엇인가 만들어지면 큰 사고가 난다는 두려움이 커진다.

하지만 상자가 실려간 지 여러 날이 지났는데도, 잘못 만들어졌다는 연락은 오지 않는다. 창고지기 자앙은 상자 주인에게 그 잘못된 사실을 알리려고 온갖 노력을 다한다. 그러나 트럭 운전사의 말에 의하면, 부속품 상자들은 중간에서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결국엔 어떻게 되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동고동락했던 창고지기 기임은 미스 다링과 함께 창고를 떠난다. 마치 몸뚱이를 다 잃고 머리만 덜렁 남아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북어대가리처럼, 자앙은 창고 속에 홀로 남는다.

세상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확신과 함께, 단 하나의 상자도 틀리지 않는 것에 삶의 의미를 느꼈던 자앙은 이젠 쓸쓸하고 공허하다. 식탁 위에는 기임이 추억으로 남겨놓고 간 북어대가리가 멀뚱멀뚱 눈을 뜬 채 생각에 잠긴 자앙을 바라본다.


작가 이강백

1947년 전북 전주 출생. 197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다섯>이 당선되어 극작가로 데뷔하였다. 한국연극협회 이사, 동아연극상 심사위원 등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교수이다. 1983년 한국희곡문학상, 서울극평가그룹상, 1985년 베네주엘라 제3세계 희곡 특별상, 1986년 대한민국문학상, 동아연극상, 1992년 백상예술대상 희곡상, 1996년 <영월행 일기>로 대산문학상과 <뼈와 살>로 제20회 서울연극제 희곡상 등 다수의 작품으로 상을 받았다.

• 대표작품

<파수꾼> <내마> <봄날> <칠산리> <북어대가리> <영월행 일기> <물고기 남자> <느낌, 극락 같은> <마르고 닳도록>

출처 : 세이레극단/세이레아트센터/세이레어린이극장
글쓴이 : 세이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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