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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자료

마마신을물리친 제주해녀

바다를 일궈온 억척스런 제주의 어머니
해녀의 희생으로 마마신은 물러가고

 

 

   
잠녀(潛女)라고도 불리는 해녀의 기원은 인류가 바다에서 먹을 것을 구하면서 시작되었다. 식솔들은 위해 자신의 한 몸을 기꺼이 희생해온 억척스런 제주 어머니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해녀.

지난 1970년대까지만 해도 1만5천명에 이르던 제주해녀는 이제 더 이상 물질을 배우겠다고 나서는 이들이 없어 문화계승을 걱정하는 처지가 되고 있다.

제주해녀의 역사는 고고학적으로 볼 때 고대에서부터 해녀를 관장하는 신당(神堂)이 전해오는 것으로 미루어 인류가 바다에서 먹을 것을 구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척박하기 만했던 그 옛날 제주의 여성은 밭에서 김을 매지 않으면 바다에서 물질을 해야 하는 운명에 순종해 왔다.

7살 어린나이에 헤엄치는 것을 시작으로 17살쯤부터 본격적인 물질에 나서 생을 다하는 날까지 식솔들을 위해 억척스런 삶을 살아온 것이다.

그래서 잠녀(潛女)라고도 불리는 해녀들의 끈질긴 생명력은 오늘날 제주를 일군 정신적인 모태(母胎)라고도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제주에서는 해녀들의 자기희생을 통한 훈훈한 이야기가 많이 전해져온다.

그중에서도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여러 사람들의 목숨을 마마(천연두)로부터 구했다는 이야기는 해녀들이 제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가를 느끼게 한다.

그 옛날 바람을 좋아하던 마마 신(천연두)은 봄부터 가을까지 제주에 머물며 나들이를 즐겼다. 사람들은 마마신이 찾아오면 가진 것을 모두 내어 정성껏 대접을 하였는데, 만일 그렇지 않을 경우 마마신은 천연두를 퍼뜨려 사람들을 곤란케 했다.

하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에 해마다 찾아오는 마마 신을 대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닌지라, 사람들은 어느 해부터 집안에 돌담을 높게 쌓고 마마신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방어하기 시작했다.

이에 화가 난 마마 신은 자신의 군사들을 돌담 틈으로 밀어 넣고 사람들을 괴롭히기에 이른다. 그렇게 되자 마을 여기저기에서는 천연두에 걸려 신음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게 되고 사태가 심각하게 되자 마을에서는 다시 마마 신을 대접하기로 했지만, 한번 화가 난 마마 신은 횡포를 중단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마마 신을 피해 땅을 깊게 파 숨어보기도 했지만 바람이 부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도 천연두로부터 안전할 수가 없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사람들은 마지막으로 가장 물질을 잘하는 해녀를 선발해 용왕을 찾아가 목숨을 구해달라고 애원하기로 결정한다.

이윽고 마을회의를 통해 용궁을 찾아갈 해녀는 선발되었고, 회의를 통해 선발된 해녀는 자신이 마을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 마지막희망이라는 일념으로 용왕을 만나러 바다 속으로 몸을 날린다.

그러나 용궁을 찾기는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숨을 참아가며 바다 속 여기저기를 샅샅이 뒤져도 좀처럼 용궁으로 가는 길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지칠 대로 지친 해녀는 절망에 빠지고 마침 바다 가운데 솟아난 바위를 발견한다. 해녀는 바위로 올라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바위신령에게 자신은 죽어도 좋으니 마을사람들을 구할 수 있도록 용궁으로 갈 수 있는 길을 가르쳐 달라며 간절히 기도를 올린다.

이에 감복한 바위신령은 해녀를 바다 속 깊은 곳에 있는 용궁으로 데려가 용왕을 만나게 해준다. 용왕을 만났지만 온몸에 힘이 빠진 해녀는 간신히 마마 신으로부터 사람들을 구해달라는 말을 끝으로 용왕 앞에서 엎드린 채 숨을 거둔다.

마을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놓은 해녀에게 감복한 용왕은 바위신령에게 군대를 이끌고 가서 마마 신을 처치하라고 명령을 내린다. 이에 바위신령은 군대를 이끌고 마을로 찾아가 마마신과의 한판 전쟁을 벌인다.

그러나 마마신의 군대 또한 용왕의 군대 못지않게 용맹해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았고 시간이 흐를수록 도리어 용왕의 군대가 밀리기 시작했다.

퇴각에 퇴각을 거듭하던 용왕의 군대는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는 바닷가까지 밀리고 패전을 목전에 두기에 이른다. 그때였다. 파도를 타고 커다란 산호가 용왕의 군대 쪽으로 떠밀려 내려오더니 순식간에 오색찬란한 광채를 내뿜었는데, 그 빛을 받은 마마군사는 그 자리에서 모두 눈 녹듯이 사라져버린다.

이 산호는 다름 아닌 마마 신으로부터 사람들을 구해달라고 용왕에게 애원하다 숨진 해녀가 산호로 굳어버린 것으로 용왕이 보낸 비장의 무기였던 것이다.

그 후로 마마 신은 더 이상 마을사람들을 괴롭히지 못했고, 사람들은 죽어서도 마을사람들의 안위를 걱정했던 해녀의 넋을 위로함과 동시에 용왕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내기 위해 그때부터 용왕제를 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자료 : 제주관광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