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제주의 설화 - 김통정장군과 항파두리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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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삼별초의 김통정 장군은 몽골에 대항하여 진도를 거치고 탐라(제주)에 들어와 백성들을 동원하여 성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내성을 쌓고 그 주위를 빙 둘러 외성을 십리나 쌓으니 이곳은 남쪽은 높고 북쪽은 낮으며 동쪽은 완만하고 서쪽에는 하천이 있어 성을 쌓기에 적합한 지형이었습니다. 성이 완성되어가자 김통정 장군은 집집마다 재를 납부케 하였습니다.
“재를 외성 위에 묻고, 말꼬리에 대나무로 만든 빗자루를 달아매어 날마다 그 위로 말을 달리게 하라!" 날마다 말을 달리게하여 재가 날리니 시야가 가려져 관군은 성의 윤곽이나 군사들의 동향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전략이 뛰어난 김통정장군의 기지로 삼별초를 추격해온 고려군의 총대장인 김방경은 항파두리 공격을 번번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
반복되는 패전에 참모들과 작전회의를 하는 어느 날 군졸이 어린 계집아이를 한 명을 데리고 들어왔습니다.
“아니, 웬 계집애냐?” “예! 오늘 공격한 동쪽 성문 밑에서 울고 있어 잡아왔습니다. 성안에서 살고 있다고 합니다.” “너는 성안에서 무엇을 하는 아이냐?” “장군님 아기를 돌보는 애기업게입니다.”
심부름을 나오던 애기업게는 성문이 닫히기 시작하자 엎어지며 달려갔으나 눈앞에서 그만 문이 닫히고 말았습니다. 성문에 매달려 살려달라 애걸을 하였으나 열어주질 않으니 분하고 원통해서 울고 있었던 것입니다. 김방경은 이것이야말로 하늘의 도움이라 여기고 애기업게를 잘 구슬렸습니다.
“저 성문을 열게 되면 너를 제일 먼저 들어가게 해주마. 성문을 여는 좋은 방법이 없겠느냐?” “두 이레, 열 나흘만 동쪽문을 불미질 해봅서.” 칠일씩 두 번, 그러니까 14일만 풀무질을 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 어디 애기업게 말도 한번 들어보자꾸나.” “저 성문에 숯을 쌓고 철문이 녹을 때까지 풀무질을 하도록 하라!”
이윽고 항파두리성의 견고한 철문이 녹아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관군이 함성을 지르며 물밀 듯이 쳐들어가니 삼별초는 성을 내주고 산 속으로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관군이 항파두리성에 입성하여 살펴보니 내성은 대궐과 같이 웅장하고, 병기제조공장이 있었습니다. 또한 사대문은 무쇠로 만들어 방비가 그야말로 철통같았습니다. 하지만 김통정은 서쪽만 방비하다가 동쪽 성문이 열리면서 의외의 패배를 당하여 죽은 자군의 시체가 산을 이루고, 피가 흘러 내를 이루었습니다.
“장군! 본성은 관군이 모두 점령하고 말았습니다.” 승승장구하는 개선장군이었던 김통정장군도 휘하의 용맹한 장수들이 하나 둘 목숨을 잃어가고, 부인과 자신은 상처를 입고 간신히 산으로 몸을 피하였습니다. `애기업게 말도 들어보아야 한다’는 속담이 이일로 해서 생겼다고 하니 백성에 대한 소홀함이 성과 전부대를 잃는 큰 대가를 치르게 한 것입니다. | ||
“부하와 나라를 잃고 이제 나는 무슨 낯으로 하늘을 보리요, 죽어서 이 치욕을 갚으리라.” “장군, 우리가 수천 리 타국에 와서 이같이 궁지에 몰림은 하늘이 우리를 저버렸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중국으로 퇴거하였다가 후일을 기약함이 어떤지요. 부디 마음을 돌리옵소서”
“사방이 창검으로 포위되었었는데 어디를 갈 수 있단 말이요? 욕되게 죽느니 대장부답게 자진하겠소. 그대는 나 같이 용렬한 놈을 만나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무어라 할 말이 없구려.”
마지막으로 부인의 얼굴을 본 김통정 장군은 검으로 자신의 목을 찌르고 절명하였습니다. 장군의 주검을 안고 통곡하던 부인 역시 부군의 뒤를 따랐고, 이들의 붉은 피가 흘러내려 산의 흙을 붉게 물들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 산의 흙이 아직까지도 붉으며, 사람들은 이 산을 `붉은오름’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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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몽유적지> 제주시의 서쪽 애월읍 고성리에는 고려 원종 14년(1273) 김통정 장군과 삼별초 대원들이 여몽연합군과 마지막까지 싸웠던 항파두리 토성이 부분적으로 남아 있다. 돌쩌귀, 기와, 자기, 연못터 등 많은 유적이 발견되었으며 순의비, 순의문, 항몽유적기록화 7폭이 있는 전시관은 역사교육 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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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아이러브제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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