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앙에 말에 의하면,
창고 밖에는 또다른 창고가 있고
창고 안에는 수많은 상자가 있고
상자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는 지 알 수 없다. 아니 알고자 하지 않는다.
다링은 말했다.
이 상자나 저 상자나 다 안에 똑같은 것이 들어있을거라고.
자앙은 말했다.
예전에 상자들은 겉만 봐도 속에 무엇이 들어있을 지 알 수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 상자들은 번호만 다를 뿐 모두 같은 모양이어서 속을 알 수 없다고.
아
상자는 내 모습이 아닌가.
남들처럼 겉을 꾸미고 혹은 속이고 사는 내 모습을
나의 세계 밖에 있는 그 누군가 본다면
내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 지 알게뭐람.
극 중 인물들은 서로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미스다링 역시 진짜 이름이 아닌 사람들이 부르는 별명일뿐이다.
돈독해보이는 자앙과 기임 역시 서로의 이름을 부르지는 않는다.
고독하다.
그리고 자앙을 제외한 모든 인물들은 제대로 대화하지 못한다.
다링과 기임은 술 없이는 말을 꺼내지 못하며
술이 있어도 쓸모없는 말을 할 뿐이다.
트럭운전수 역시 마찬가지다.
노름을 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대화하지 못한다고 스스로 말한다.
역시나 고독하다.
그러나 제대로 대화하고자 하는 자앙 또한
일방적이므로
결국에는 고독하다.
사람과 사람
서로가 서로를 불러주고
서로가 서로를 들어주고
그러면서 맺어지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
어렵다.
많은 생각이 오간다.
또 보고 싶다, 이 연극 !
무료로 봐도 되는걸까, 싶을 정도로 좋은 연극이었어요 ^ ^
세이레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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