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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레 아트센터/관련 기사

잘자요 엄마 재공연 제민 고미기자 2012.2.8

“나는 네가 내 딸인 줄 알았어”
세이레아트센터 올해 첫 무대 ‘잘자요, 엄마’ 재공연
10일부터 이달말까지 매주 금·토·일요일 오후7시30분
2012년 02월 08일 (수) 00:36:23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지난 가을 무대를 흥건히 적셨던 이 시대의 사랑과 가족간 소통 부재에 대한 질문이 고개를 든다.

세이레아트센터(대표 강상훈)이 지난해 창단 20주년 기념작이자 세계명작산책 시리즈 네 번째로 낙점했던 잘자요, 엄마를 다시 무대에 올린다.

지난해 10월 한달간 딸이 던진 벼락같은 한 마디와 그로 인해 불거져 나온 가족 안 갈등은 이 시대의 사랑론을 곱씹게 한다.

관심과 헌신은 다르다. 어떤 일에 관심이 있으면 시간이 날 때 혹은 하고 싶을 때에만 그것을 한지만 헌신이면 어떤 변명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 헌신이라는 것이 답을 듣지 않는 일방향이라면 관심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평소처럼 부산하게 하루를 시작한 엄마 앞에 자살 예고를 하는 딸에게 심하다 채근할 수도, 총성이 울리고 난 후 날 용서해다오, 난 네가 내 딸인 줄 알았어고백하는 엄마의 후회가 늦었다고 선 듯 말하기 어렵다.

1983년 희곡 부문 퓰리처상 수상자인 마샤 로만은 가족간 소통 부재가 빚은 비극을 그렸는지 모르지만 여성 연출가인 정민자씨가 빚어낸 제주 무대는 감정에 충실할 것을 권한다.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고 사랑을 줬다고 믿는 엄마는 현실회피에서 배신감과 분노, 좌절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모든 감정을 풀어낸다.

자신의 결심을 실행에 옮겨버린 딸의 아픔까지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극단적인 것으로 비춰질지 모른다.

허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우리 아이가 이렇게 아파 했는 줄 몰랐다는 학교폭력을 피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어린 학생의 어머니가 남긴 말의 여운은 여전히 생생하다.

단순히 아프고 슬픈 현실만을 진단했다면 따끔거리고 쓰릴 뿐이다. 세이레는 이 무대를 통해 함께 걷는 법을 얘기한다. ‘혹시 내가’, 아니면 혹시 나도라는 생각으로 주변을 돌아보자는 마음을 가지고 계속해 제주 안 오픈 런 정착을 위한 행보를 계속한다.

2012년 새해 첫 공연이기도 한 이 작품은 2월 금··일요일(10·11·12·17·18·19·24·25·26) 늦은 730분 세이레아트센터 만날 수 있다. 일반 2만원·청소년 1만원.

한편 세이레아트센터는 지난 4일 청소년 연극학교를 개강한데 이어 직장인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연극 교실 참가자를 모집한다. 공연 및 참가 문의=744-8911, 070-4231-8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