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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레 아트센터/관련 기사

농어촌순회 공연-황가맹가-제민일보

황혼 두 노인 통해 보는 오늘
극단세이레극장 문화나눔 농어촌순회공연 ‘황가맹가’
29일 고산농협유통센터 시작으로 11월까지 10개 무대 꾸려
2010년 06월 27일 (일) 17:02:14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내가 어쩌다 너를 만났냐…” 여운이 긴 대사는 말줄임표 안에 어떤 말을 넣는냐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무대 위 두 노인에게는 어떤 말이든 같은 의미가 된다. ‘이 웬수야’를 외치든 ‘못살겠다’를 외치든 옆에 있어줘서 고맙다는 뜻이다.

세상과 가족에게 버림받은 노인 2명이 우연히 같은 집에서 살게된 이후 가족 못지 않은 끈끈한 정을 나누는 모습을 웃음을 버무려 잔잔하게 그려낸 연극이 지역을 찾아간다.

극단세이레극장이 문화나눔 2010년 농어촌순회공연으로 ‘황가맹가’(박인혜 작·정민자 연출)를 무대에 올린다.

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극단세이레극장 주관의 이번 순회공연은 29일 고산농협유통센터를 시작으로 11월 까지 읍·면지역 10개 무대에서 펼쳐진다.

2002년 초연된 ‘황가맹가’는 삼류인생을 살아온 환갑의 두 남자가 혈연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풀어낸 연극이다.

주인공은 아내를 잃고 13평 임대아파트에 혼자 사는 궁상맞은 노인 황달호와 한때 잘나가던 삼류가수 시절을 그리워하는 철부지 노인 맹오복.

황 노인은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규정을 어기고 아파트 한쪽을 세놓지만 덜컥 혹을 얹게 됐다고 화를 삭이지 못한다.

전라도(황달호)와 경상도(맹오복)로 고향도 다르고, 말씨, 성격도 판이한 두 사람은 처음에는 티격태격 하지만 서로 의지하며 새로운 가족이 된다.

앞만 보며 달리던 인생의 마지막 코너에서 갑자기 속도를 줄인 채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하는 노년과 혈연 이상으로 묶인 가족 관계를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를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가난하고 보잘 것 없는 노년을 보내고 있다 해도 ‘동행’이 있기에 마음만은 부자인 두 노인의 흔적이 웃음과 함께 잔잔한 감동을 준다.

29일 고산농협유통센터에 이어 △7월 2일 위미농협 회의실 △9일 성산농협 회의실 △18일 구좌 동녘도서관 △23일 한경농협 회의실 △24일 청수마을회관 △8월 7일 한림주민자치위원회 △11월 6일 조천도서관 △12일 대정무릉2리사무소 △14일 애월도서관에서 공연된다. 문의=744-8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