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 비바람이 심하게 몰아쳤는데 4월 21일 아침은 언제 비가 내렸느냐는 듯 아주 맑은 겨울 날씨처럼 쌀쌀한 아침이다. 버스를 타고 제주 영락종합사회복지관 노인대학을 찾아갔다.
어르신을 위한 연극 공연이 오전 10시 40분에 제주영락교회 본당에서 200여명 영락노인대학생들이 관람한 가운데 막이 올랐다.
이 공연은 제주 세이레 극단(대표 강상훈)이 러시아 대문호 안톤 체홉이 쓴 세상에서 가장 짧은 드라마 “백조의 노래” 공연으로 노인 대학생들의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았다.
체홉의 단막극 “백조의 노래”는 삼류지방 무대의 늙은 배우가 무대에 혼자 남아 젊은 배우를 통해 자신의 지나온 열정이 애조 띄게 형상화된 작품이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한번쯤 인생에 대해 되짚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일생동안 울지 않다가 죽을 때 한번 우는 백조의 삶처럼 한 늙은 배우의 가슴 저린 이야기를 무대에서 펼쳐놓는다. 그늘에 서 있는 이들에게 희망의 상징으로 다가온다. “백조의 노래”는 우리의 삶에 있어서의 꿈과 좌절을 다룬 작품이다.
시간이 되어 공연장으로 들어서니 모두가 조용한 분위기속에서 연극의 막이 올랐다. 무대에서 열연하는 배우들의 연기에 시선을 고정하고 감상하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특히 노배우의 독백에 감동하여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연극이 끝나고 노인대학생들과 점심을 함께 하면서 노인대학생 백기현(남)씨는 “요즘은 TV에서 드라마 시청하는 것이 보편화 되어 이런 연극을 관람할 기회가 전혀 없었는데 오랜만에 연극을 보니 매우 좋았습니다. 앞으로 이런 연극공연을 자주 감상 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강보현(여)씨도 “어렸을 적에는 연극도 보고 학교에서 연극 활동도 했었는데 요즘에는 TV문화로 연극과 거리가 멀어져 버렸다. “ 면서 오늘 모처럼 연극을 보니 감개무량했습니다.” 특히 무대에 홀로 남게 된 술에 취한 늙은 배우의 독백은 잔잔한 듯 하다가도 강렬한 연기 꽃을 피웠습니다. 그리고 노배우의 느릿하고도 비틀거리는 걸음이 내내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오늘 출연한 제주 세이레 강상훈 대표는 “오늘 공연에 어르신들이 너무도 진지하게 관람을 한 것이 만족스러우며 앞으로 복지관 담당자와 협의하여 어르신들에게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실버넷뉴스 오영식 기자 oys506@silvernetnews.com |